물건은 어디다 두었는지 도무지 생각이 안난다면 치매일까?
누구나 한 번쯤은 겪습니다. 열쇠를 어디에 뒀는지 기억나지 않아서 집안을 뒤집어놓는다든지, 핸드폰을 찾다가 결국 냉장고에서 발견되는 황당한 순간 말이에요. 그런데 나이가 들수록 이런 일이 잦아지면 문득 이런 걱정이 밀려오죠.
“혹시 치매가 시작된 건 아닐까…?”
건망증과 치매의 가장 큰 차이
사실 대부분의 경우, 이런 에피소드는 정상적인 건망증 범주에 포함됩니다. 건망증은 ‘기억 저장 과정에서의 부주의’ 때문에 발생하는 것으로, 시간이 지나거나 힌트를 주면 대부분 기억이 돌아옵니다.
예를 들어, “열쇠를 어디에 뒀더라?” 하고 고민하다가 “아, 나 어제 외투 주머니에 넣었지!” 하고 떠올리는 경우죠. 이는 뇌의 기억 시스템이 아직 작동하고 있다는 증거입니다.
그러나 치매라면 양상이 달라집니다
- 힌트를 줘도 기억이 전혀 되살아나지 않거나
- 물건을 둔 사실 자체를 기억하지 못하고
- 해당 행동을 했다는 ‘경험’ 자체가 사라지고
- 같은 질문을 여러 번 반복하고
- 물건을 이상한 곳에 두고도 그 이유를 설명하지 못하는 경우
이런 경우라면 단순 건망증을 넘어 인지기능 저하 신호일 수 있습니다. 특히 물건을 반복적으로 엉뚱한 위치에 놓는 행동은 알츠하이머 초기 환자에게서 가장 먼저 나타나는 대표적인 특징 중 하나입니다.
여기에 이런 변화가 함께 보인다면 더욱 주의해야 합니다
- 집 근처에서 길을 잃거나 방향 감각이 자주 흐려짐
- 시간·날짜·약속을 반복적으로 잊어버림
- 평소 하던 집안일이나 계산이 갑자기 어려워짐
- 감정 기복이 심해지거나 예민해짐
- 대화 중 단어가 자꾸 생각나지 않아 말문이 막힘
이런 변화는 단순한 기억력 저하가 아니라 뇌의 ‘기억 회로’ 자체에 문제가 생기고 있다는 신호입니다. 특히 알츠하이머는 해마(hippocampus)부터 손상되기 때문에 새로운 기억을 저장하고 유지하는 능력이 먼저 무너집니다.
그렇다면 지금 할 수 있는 대처는?
먼저 작은 기록 습관 만들기로 시작하자
메모 앱, 캘린더, 체크리스트 등 적극적으로 기록하는 습관은 기억 의존도를 낮추고 인지 부담을 줄여줍니다. 기억력 대신 ‘도구’를 쓰는 건 절대 게으름이 아니라 뇌 건강 전략입니다.
규칙적인 배치 시스템 만들기로 바꿔보자
열쇠·지갑·핸드폰을 두는 고정된 장소를 정해두면 기억력과 무관하게 행동이 자동화되어 실수를 크게 줄일 수 있습니다. 특히 부모님 댁이라면 이런 ‘생활 루틴 구조화’가 생각보다 큰 도움입니다.
심리적 부담 줄이기로 좀 쉬어가자
“나 치매 아니야?” 하고 걱정하는 순간, 스트레스가 증가하고 오히려 기억력은 더 떨어집니다. 실수는 누구에게나 일어나는 자연스러운 현상임을 먼저 인정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2~3가지 이상 신호가 반복된다면 간단한 검사를 받아보자
요즘은 병원에서 10~15분 안에 할 수 있는 인지 기능 검사가 있을 뿐 아니라, 피검사·AI 기반 분석 등 조기 진단 도구도 빠르게 발전했습니다. 조기는 두려움이 아니라 ‘기회’입니다. 초기에 발견할수록 치료 효과와 예후는 크게 달라집니다.
가장 중요한 메시지
물건을 한 번 잃어버렸다고 치매가 아닙니다. 하지만 일상의 작은 변화가 자주 반복된다면, 그것은 뇌가 보내는 ‘부드러운 목소리’를 들으라는 신호일 수 있습니다.
당신의 부모님도, 그리고 당신 자신도 조금만 더 관심을 기울이면 뇌는 생각보다 훨씬 오래 건강을 유지할 수 있습니다.
바쁘게 살아가다 보면 어느새 나도 부모님도 돌아볼 시간이 없어서 너무 지쳐 있을 때가 있습니다. 가끔은 나를 위해 쉼표를 주고
부모님께도 하루의 쉼표를 드리는것도 필요하지 않을까 합니다.
